쓰리냥 이야기

고양이 평균수명 15년? 고양이 죽음에 대한 기억

천하무적개냥이 2020. 10. 5. 03:19

#고양이평균수명은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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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혼족의 증가세와 더불어 반려인구가 늘어나며
고양이 사료, 장난감, 병원, 호텔...
고양이 시장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반려동물의 웰빙을 따지는 시대가 되다보니
19살까지도 장수하는 고양이들도 많은 것 같다.

유명한 웹툰 묘르신을 봐도 그렇다.

 

하지만 꽁치와 다람이가

고양이의 최장수명이라 정해지다시피한
15살의 고점을 넘어서다 보니
안심을 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또 첫 고양이였던 쪼꼬를
13살에 갑자기 하늘로 보낸 기억 때문에도

할배냥 꽁치와 다람이가 토악질만 해도
심장이 벌렁벌렁하다.

쪼꼬/꽁치/다람이

 

 

#고양이죽음에 대한 아픈 기억

쪼꼬가 갑작스레 이별을 고하던 날은

설 연휴가 지나고 며칠 후였다.

설 연휴 전 쪼꼬에게서는 익숙지 않은
찌릉찌릉한 냄새가 났다.

이게 아마도 전조 증상이었으리라!

엄마가 오셔서 하실 잔소리가 생각나
쪼꼬를 부랴부랴 씻겼다.

고양이 키우키를 탐탁지 않아하는 엄마는 아니나 다를까

집에 들어서자마자 고양이 냄새를 뺀다며 화장실에 락스를 들이부으며 닦아댔다.

자기 때문에 락스가 들이부어진지도 모르는
눈치 없는 쪼고는 지가 미워 뿌린 줄도 모르고
락스 냄새가 좋다고 연신 화장실 바닥 뒹굴어댔다.

독하디 독한 락스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생각해보면
그전부터 쪼꼬는 시름시름하고 있었다.

둔하디 둔한 집사가 모른 것일 뿐!

 

설 연휴가 지나고 며칠 후

항상 눈을 맞춰주고
머리맡에서 친근하게 인사해주었던
순둥이 쪼꼬가 이상하게

눈을 맞추지 않는 것이었다.

 

 

쪼꼬를 안고 쓰다듬어 주고 내려놓으니

갑자기 한 번도 안 하던 짓을 했다,

갑자기 구역질을 하더니
아침에 먹었던 사료를 몽땅 게워냈고

방바닥에 오줌과 똥까지 싸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자주 가지 않던
거실 구석지에서 나의 눈을 피해 옆으로 앉아있었다.

털은 바짝 곤두선채
동공의 초점이 흐릿한 채 눈빛을 잃어갔다.

 

어찌할 바를 몰라 엉엉 울며 쪼꼬가 이상하다고 동생들에게 카톡을 날렸다.

어찌해야 하냐고...

꽁치와 다람이도 울어대는 내가 이상하고
또 움치러있는 쪼꼬가 걱정이 되는지
연신 주변을 맴돌며 코를 갖다 댔다.

밥을 더 먹으면 기운이 날까 싶어 사료를 퍼주니 내 맘을 아는 건지 착한 그 녀석은 꾸역꾸역 몇 알 먹다

못 먹겠다는 듯이 또 피했다.

쪼꼬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가
이것저것 검사를 하는데
고통스러운지 연신 크게 울어댔다.
혼자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던 나는
동생에게 어서 병원으로 오라고 SOS를 쳤다.

다행히 동생은 지척에 살고있어 한달음에 달려왔다.
동생이 오는 사이 진행된 검사에서
쪼꼬는 신장에 이상이 왔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최근 쪼꼬가 쉬를 할 때면
한참을 울어댔었던 것
그리고 며칠전 몸에서 찌릉찌릉한 냄새가 났던 것
요즘 유난히 다른 고양이들과 자주 싸우는데
힘에서 밀렸던 것
크게 이상하다고 생각지않고 넘겼던 사소한 기억들이
후회의 퍼즐로 맞춰지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신장에 이상이 오기 쉬운 동물임을
왜 간과했을까?
쪼꼬가 13살밖에 안되었으니까
아직 15살이 되려면 멀었으니까
"고양이 평균수명은 15살"이라는 틀에 생각을 가둔채
고양이의 죽음을 마주함에 대한 두려움, 고통을
한없이 미루고 싶었던 회피심이
안일함을 허용하고 있었다.

괴성으로 울부짖는 쪼꼬를
진정으로 봐주던 동물병원의사는
현재 상태가 많이 안좋다며
진통제를 주고 집에 데려갈지
입원해서 밤새 지켜볼지 물었다.
그말에 쪼꼬는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거라는 것을
직감했다.

고민하지 않았다
첫사랑이 얼마나 소중한가?
샴고양이 쪼꼬는 나의 첫사랑이었다.
고통스럽지만 쪼꼬와 마지막을 함께하기로 했다.

집에 돌아온 쪼꼬는
진통제를 맞고 고통이 덜한지 잠잠해졌다.
점차 진정되는 쪼꼬를 보고 잠시 안심했다.

한두시간 지났을까? 괜찮은지 옆에서 내내 지켜보다
잠시 거실에 나갔다왔는데 쪼꼬를 눕혀놓은 이불이 오줌으로 흥건했다.
영양제를 모두 오줌으로 쌌나보다.

쪼꼬는 고통스레 다시 울부짓기 시작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기도했다. 간절히 간절히...

"주님 이 사랑스런 고양이를 고통가운데서 건져주세요.
나의 외로움의 밤들에 함께 해주었던
착하기만 한 고양이인데..
나에게 선물로 보내주신 귀한 생명이지 않습니까?
살리시는 분도 주님이시요
죽이시는 분도 주님이시니
작고도 작은
이 고양이의 생명을 주께 맡깁니다
이 고통이 멈춰지게 해 주세요"

기도를 마치고 잠시 후
쪼꼬의 숨이 편안해졌다 아주 잠시였다.
쪼꼬는 난 괜찮아라고 마지막 인사을 하듯
혼신을 다해 그르렁그르렁 댔다.
착한 녀석 눈물이 또르르...

그리고 쪼꼬는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쪼꼬의 눈에서 순간 생명이 사라졌다.
식어가는 쪼꼬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고도 착한 생명의 고통을
멈추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던 동생네가 다시 돌아왔고
펑펑 우는 내 모습에
제부는 내심 놀라고 마음 아파했다.

죽음을 준비하지 못했던 난
그렇게 갑작스레 고양이의 죽음을 마주하고
한동안 슬픔에 잠겨있었다
원망의 기억, 후회의 기억, 미안한 기억
횡단보도를 건너다가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작은 생명을 보내고서야 다시 생각했다.
한 생명을 반려동물로 맞이해 키운다는 것의
책임이라는 무게감이 이리 큰 것이었을 줄이야.

남은 녀석들을 더 귀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미안한 기억, 후회의 기억을 이제는 만들지 않아야지
더 사랑한 기억만 남겨야지
15살 다람이, 16살 꽁치
두 노묘의 죽음을 이제는 준비해야지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는 반려동물이 마중 나온다.

한참을 쪼꼬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져있을 때
나처럼 키우던 강아지를 먼저 보냈던 교회동생이
자기가 위로받은 거라며 이 그림을 보내주었다.
어떠한 말 보다도 위로가 되었다.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는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다.

천국에서 만나자 쪼꼬야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너무너무 미안해 그리고 진짜진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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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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